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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라는 이름의 악마는 없다 - 오역이 낳은 황당한 유명세

성경에 등장하는 악마, '루시퍼(lūcifer)'라는 이름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루시퍼'라는 이름의 악마는 없다 - 오역이 낳은 황당한 유명세

LUCIFER CREW JONGHYUN TAEMIN HO KEY 03 THIRD SINGLE 7711 DOTOBER 2011 5.00 T SHINEE

그리스도교 신자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악마'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이름, 루시퍼.

루시퍼 그림

동서고금 수많은 콘텐츠에서 신에 대적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루시퍼지만, 진실은 다소 맥 빠진다

성경에서 '루시퍼'는 인명이 아니며, 애초에 악마를 지칭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12 Quomodo cecidisti de caelo, lucifer, fili aurorae? Deiectus es in terram, qui deiciebas gentes, 12 웬일이냐, 너 새벽 여신 의 아들 샛별아, 네가 하 늘에서 떨어지다니! 민 족들을 짓밟던 네가 찍 혀서 땅에 넘어지다니!

문제의 단어 lūcifer(lucifer, 루치페르)는 5세기에 나온 라틴어 성경에서 유일하게 등장한다.

구약 이사야서 14장 12절인데, 이는 '샛별', 즉 '금성'이란 뜻이다.

이 lucifer를 인명과 같은 고유명사로 착각한 데서 이 모든 해프닝이 빚어졌다.

영어로 샛별이라고 번역하는 대신, 그대로 lucifer로 남겨놓고 악마의 이름이라고 우기게 된 것이다.

12 How you have fallen from the heavens, O Morning Star, son of the dawn! How you have been cut down to the earth, you who conquered nations!

다행히 현대 영어 성경에선 'Morning star'나 'Day star'등으로 올바르게 번역하고 있다.

루시퍼라는 단어가 진짜 고유명사였다면 애초에 라틴어 성경에서부터 Lucifer라고 대문자로 쓰였어야 한다.

쉽게 비유하면, 어떤 외국인이 '빛나는 샛별은 아름답다'는 문장을 잘못 이해해 "'샛별'은 절세미인의 이름"이라고 자기 나라 말로 재생산해온 꼴이다.

σου· ὑποκάτω σου στρώσουσι σῆψιν, καὶ τὸ κατακάλυμμά σου σκώληξ. 12 πῶς ἐξέπεσεν έκ τοῦ οὐρανοῦ ὁ ἑωσφόρος ὁ πρωΐ ἀνατέλλων; συνετρίβη εἰς τὴν γῆν ὁ ἀποστέλλων πρὸς πάντα τὰ ἔθνη. 13 σὺ δὲ εἶπας ἐν τῇ διανοίᾳ σου· εἰς τὸν οὐρανὸν ἀναβήσομαι, ἐπάνω τῶν ἀστέρων τοῦ

이 lucifer는 거슬러 올라가 그리스어 성경에선 Ἑωσφόρος(에오스포로스)로 쓰였는데, 이는 역시 '금성'을 뜻하는 단어이며

12 How have you fallen from heaven, the morning star? You have been cut down to earth, You who cast lots on nations. יב אֵיךְ נָפַלְתָּ מִשָּׁמַיִם הֵילֵל בֶּן־שֶׁחַר נִגְדַּעְתָּ לָאָרֶץ חוֹלֵשׁ עַל־גּוֹיִם:

더 거슬러 올라가 근본인 히브리어 성경에선 הֵילֵל(헤이렐)로 나오는데, 마찬가지로 '빛나는 자'.

즉 천체에서 태양과 달 다음으로 환하게 빛나는 '금성'을 일컫는 말이다.

그럼 이사야에서 이 '금성'에 비유되는 대상은 누구냐?

바로 타락천사도 악마도 아니라 인간인 '바빌론의 왕'이다.

바빌론 임금의 종말 3 주님께서 너의 괴로움과 불안에서, 너에게 지워진 심한 노역에서 너를 풀어 주시는 날에, 4 너는 바빌론 임금에 대하여 이러한 조롱의 노래를 지어 부를 것이다. 어찌하다 압제자가 종말을 고하고 억압이 끝나게 되었는가?

이사야서 14장은 가장 빛나는 별 금성처럼 영광과 권세를 자랑하던 오만한 바빌론 왕이 처참히 몰락하는 모습을 조롱하는 내용이다.

바빌론 뿐만 아니라 아시리아의 멸망과 필리스티아에 대한 언급도 있다.

즉, 이는 유대인을 노예로 부리는 바빌론 등의 비참한 말로에 대한 통쾌함이 느껴지는 대목일진데

맥락에도 안 맞는 타락천사나 악마가 갑자기 왜 튀어 나오겠는가?

단순히 '하늘에서 저승으로 떨어졌다'는 비유에 천착해 사실은 악마에 대한 은유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는데, 루시퍼의 뜻이 '금성'이란 걸 진즉에 알았으면 이런 끼워 맞추기도 없었을 것이다.

만약에 lucifer가 진짜 '악마의 이름'이 맞다고 친다면, 성경 내용은 그야말로 코미디가 돼 버린다.

라틴어 성경에는 이 lucifer라는 단어가 3번이나 더 등장하는데, 모두 '악마'로 바꿔 읽어보자.

3 Tecum principatus in die virtutis tuae, in splendoribus sanctis, ex utero ante luciferum genui te. 3 거룩한 빛 속에 네가 나 던 날, 주권이 너에게 있 었으니, 샛별이 돋기 전에 이슬 처럼 내 너를 낳았노라" 하시리라

"거룩한 빛 속에 네가 나던 날, 주권이 너에게 있었으니, 악마가 돋기 전에 이슬처럼 내 너를 낳았노라."

????

17 Et quasi meridianus fulgor consurget tibi ad vesperam, et, cum te caligine tectum putaveris, orieris ut lucifer. 17 숨쉬는 나날은 대낮보 다도 환해지고 어둠은 새 아침처럼 밝아질 것 일세.

"숨 쉬는 나날을 대낮보다 환해지고 어둠은 악마처럼 밝아질 것이네."

희망적인 내용에서 갑자기 호러물로 변한다.

18 et hanc vocem nos cum audivimus de caelo prolatam, essemus cum ipso in monte sancto. 19 Et habemus firmiorem propheticum sermonem, cui bene facitis attendentes quasi lucernae lucenti in caliginoso loco, donec dies illucescat, et lucifer oriatur in cordibus vestris, 18 우리는 그 거룩한 산에 서 그분과 함께 있었으 므로 하늘에서 들려오 는 그 음성을 직접 들었 습니다. 19 이것으로 예언의 말씀 이 더욱 확실해졌습니 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동이 트고 샛별이 떠오 를 때까지는 어둠 속을 밝혀주는 등불을 바라 보듯이 그 말씀에 주의 를 기울이는 것이 좋겠 습니다.

"여러분 마음 속에 동이 트고 악마가 떠오를 때까지는 어둠 속을 밝혀주는 등불을 바라보듯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슨 놈의 예언 말씀이 이렇단 말인가?

심지어 여기서 lucifer(샛별)는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 혹은 그의 재림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많다.

루시퍼 드라마

물론 루시퍼가 인명으로 쓰인 적이 아예 없진 않다.

하지만 결코 악마의 이름은 아니었다는 게 확실한 이유가 있는데

칼리아리의 루시퍼 기사 말하다 칼리아리의 성 루시퍼 (라틴어: Lucifer Calaritanus, 이탈 리아어: Lucifero da Cagliari; 370년 또는 371년 5월 20일 사망)는 아리우스주의 에 대한 열렬한 반대자로 알려진 사르데 냐의 칼리아리 주교 였습니다. 그는 사르데냐에서 성인으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샛별 S.LVCIFER PRESE MO 태어나다 4세기 초 사망 5월 20일 370 제목 칼리아리의 주교
시에나의 루시퍼 기사 말하다 시에나의 루시퍼 (3세기~4세기)는 시에나의 첫 번째 주교 였 습니다. 그는 성 안사노 가 죽은 지 2년 후인 306년에 임명되 었습니다. [1] [2]

바로 루시퍼라는 이름을 쓴 인물 2명 모두 로마 제국(이탈리아)의 주교인 데다가 한 명은 무려 성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친 사람이라도 본인이 성직자인데 악마 이름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탐욕의 악마 이름으로 자주 사용되는 '마몬' 역시 고유명사가 아니다.

그냥 '재물'이란 뜻의 히브리어 단어일 뿐이다.

24 Pharisaei autem audientes dixerunt: "Hic non eicit daemones nisi in Beelzebul, principe daemonum". 24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 람들은 이 말을 듣고 '그 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 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고 헐뜯었다.

여담으로 신약 성경에 '진짜' 악마 대장으로 등장하는 이름은 베엘제불(구약에선 에크론의 신 베엘제붑)인데

이는 하느님, 즉 야훼의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바알' 신에 대한 멸칭으로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베엘제붑의 뜻인 '파리 대왕'은

lord of the flies william golding

영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골딩의 소설 제목으로 쓰이게 된다.